드넓은 태평양 위에서 처음 마주한 참치어선

태평양에서는 며칠 동안 배 한 척 못보고 항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장’에 들어와있으며 어선들과 마주치기 시작했습니다.

- - -

드넓은 태평양 위에서 처음 마주한 참치어선

태평양에서는 며칠 동안 배 한 척 못보고 항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장’에 들어와있으며 어선들과 마주치기 시작했습니다.

드넓은 바다 태평양

태평양에서는 며칠 동안 배 한 척 못 본채 항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장’에 들어와있으며 어선과 마주치기 시작했습니다. 

Pago Pago

 

어디로 갈지 결정하기

현장에 가보기 전까지는 그 곳에 대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참치산업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치산업의 현장에 가봐야 문제를 더욱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그린피스의 8번째 원정은 태평양 참치 어업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2004년부터 참치산업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정부 및 지역 관계자, 다른 단체들 그리고 일부 회사와 직원들의 도움으로 산업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참치산업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진행돼 왔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후 우리의 선장, 동료 그리고 동승한 어업 전문가들은 어획 작업이 예상 되는 전세계 해역 중 하나를 골라 항해 코스를 작성했습니다.  

Pago Pago

 

참치어선 위에서의 생활을 마주하다

첫 번째로 우리가 만난 배는 길이 40미터 가량의 어선으로 바다에 머무른 지 수개월 째였습니다. 선원이 말해주길, 일부 해역은 너무 붐벼서 어획 장소를 자주 바꿔야만 했다고 합니다. 

선상에서의 생활 환경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비좁은 선실, 녹슨 소화기와 주방이라고 부르기도 뭣한 주방 등. 사실상 모든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여건만 유지하는 배였습니다. 

이미 여러번 환경감시 항해를 함께한 그린피스 기록담당 팀원들이 보기엔 새롭지 않았고, 심지어 다른 어선의 상황보다는 좋아 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충격적인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혹은 이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계속 생활하는 것은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Pago Pago

 

열악한 환경, 끊임없는 노동

그린피스의 이번 항해 팀원 일부는 갑판에 있는 중국 선장과 선상 서류를 검토하고 항해일지와 어업 기록을 맞춰보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선원들 중에는 중국인, 인도네시아인과 베트남인 그리고 피지인 들이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연승 그물을 펼치고 있었으며 우리가 도착 했을 때도 멈추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끈에 달린 부이를 쉬지 않고 바다로 던지고 있는 피지인과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그는 해도 뜨기 전에 일어나 밤 늦게, 혹은 새벽까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보수 치고는 퍽이나 적게 느껴지는 30 피지달러(한국 돈으로 약 16,600원)를 일당으로 받고 있었습니다. 함께 승선해 있던 다른 동료는 예전에 엉킨 그물에 손가락이 끼는 사고로 엄지를 잃었다고 합니다. 

배는 먼지와 녹 투성이였으며, 고된 그들의 노동은 영영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아 보였습니다. 

실제 이 배는 불과 몇년 전에 만들어진 배였지만 겉보기에는 최소 15년은 더 돼 보였습니다. 모든 울타리와 칸막이 벽에는 녹이 슬어 있었고 나무로 된 통로와 바닥은 미끄러웠으며, 붉은 색의 낡은 깃발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엔진 배기가스에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옷가지들은 배 곳곳에 널려있었습니다. 

 

순진무구한 선원과 불합리한 계약

반면, 선원들은 오히려 태평스러워 보였습니다. 정신적 고통의 흔적이라던지, 무언가를 숨기고자 꾸며대는 모습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이 생활이 생계 수단이며 가족들을 부양하는 수단입니다. 

한편, 이 배의 선장이 그린피스에 대해 들어본 것은 물론이고, 그린피스의 참치산업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는 것은 놀라웠습니다. 우리의 활동이 외부사람들에게 전달 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조금은 희망을 느꼈습니다. 

태평양 항해에서 처음 마주한 배에 한 시간 남짓 머물던 우리는 미소와 악수로 배웅해주는 선원들과 인사하며 배에서 내렸습니다.

우리는 마음 가득히 연민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슬픔을 느꼈습니다. 선원들의 따뜻하고 순박한 모습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불합리한 노동 계약과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채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Pago Pago

 

마지막에 거머쥐게 될 큰 보상을 생각하며 노동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견디는 것에 대해 이해합니다. 하지만, 선원들의 경우는 마지막 보상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들은 바로는, 만약 선원이 어떤 이유에서든 계약을 먼저 파기하게 된다면, 계약 종료 시 받기로 했던 모든 지급분을 잃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이유로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말입니다. 계약이 파기 될 경우 해당 선원은 집으로 돌아갈 배삯도 얻지 못한 채 아무 항구에나 내려야 한다고도 합니다.  

 

정말로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을까요? 이런 방식의 노동은 될수 있는한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자 배도, 참치도, 선원들도 혹사시킵니다. 이는 배에서 일하는 선원들에게도, 이들이 힘들게 잡은 참치를 먹는 우리들에게도, 그리고 태평양 연안 국가와 바다에게도 결코 좋지 않습니다. 

지금이 바로 참치산업에 변화를 요구해야 할 때입니다.

 

(* 이 글은 이번 항해에서 첫 참치어선을 발견한 항해 팀의 글과 참치 연승어선에 처음으로 승선한 팀원 러셀의 글을 재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