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착! 망망대해에서 찾아낸 불법 어선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레이더에 대만국적 연승선이 포착되는 순간, 우리는 이 선박이 “불법어선”이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당시 우리 탐사팀은 육지에서 이틀 거리인 태평양 공해상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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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착! 망망대해에서 찾아낸 불법 어선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레이더에 대만국적 연승선이 포착되는 순간, 우리는 이 선박이 “불법어선”이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당시 우리 탐사팀은 육지에서 이틀 거리인 태평양 공해상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포착

태평양 지역 참치 협회 중 하나인 WCPFC(중서부태평양참치위원회)와 수산당국을 통해 해당 선박명과 호출부호를 조사해 보니, 이 해역의 조업허가 선박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자 마자 우리는 해당 선박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습니다.

가까이 접근해보니 이미 2,000개의 낚시바늘이 달린 50마일(약 80km) 길이의 그물이 설치되어 있었고, 선원들은 그물에 걸린 참치와 다른 해양생물들을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Shuen De Ching No.888’란 이름의 이 선박은 전체 길이 24미터의 신형 어선으로서 이번이 첫 태평양 항해였습니다. 그 어선에는 총 15명의 선원이 승선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선박에서 어떻게 15명이나 지낼 수 있는지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겉으로 보기에 선박은 매우 깨끗하고 말끔했습니다.  

그러나, 속 사정은 180도 달랐습니다. 그 선박은 그린피스 탐사팀이 이번 태평양 참치어장 탐사를 통해 조사하고 폭로하고자 했던 불법 어업행태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가장 전형적인 ‘나쁜 예’였던 것입니다.

배를 가까이 대면서 우선 승선허가를 요청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어업허가권 없이 조업하고 있던 점을 감안할 때 승선허가가 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어선의 선장은 우리의 승선요청을 수락했습니다. 

10분 뒤, 파도가 거칠게 일렁이는 바다 위에 고무보트 2정을 띄운 탐사팀은 Shuen De Ching 888호로 다가갔습니다. 

 

승선

선원들의 도움을 받아 탐사팀원 9명이 승선을 했고, 그 중 3명은 선장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어선의 함교로 이동했습니다.  

릭 칼슨(Ric Carlson)은 “정말로 좀 수상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묘사합니다. “선장은  조업장소, 조업방식, 어획량, 보관 냉동고 개수 등 조업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바로 의심이 들었죠.”

선장의 항해일지를 보는 순간 첫 번째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항해일지는 선장이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항해 관련 기록으로서 관련 수산당국이 요청하면 즉시 제출 할 수 있도록 매일 관리되어야 합니다. 

항해일지에는 그 어선이 지난 두 달 간 단 3톤만 어획했다는 터무니 없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신참 어부라 해도 이 정도 규모의 그물을 치면 한번에 최소한 0.5톤은 잡을 것이고, 게다가 연승선은 매일 조업 하지 않나요?”라고 대만 출신의 탐사대원인 옌 닝(Yen Ning)이 질문했습니다.   

저조한 어획량에 대해 질문을 받은 선장은 자신이 뛰어난 어부도 아니고, 이번 태평양 조업은 운이 나빴다고 너무나 태연하게 답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답변에 탐사팀은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냉동고가 위치한 함교 아래쪽으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조사 착수  

우리는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어획물을 조사했습니다. 냉동된 생선을 한 마리씩 꺼내서 저울에 올려 놓고 무게를 측정해 일지에 기록된 내용과 일일이 대조했습니다.   

청새치, 마히마히(만새기), 돛새치, 상어, 참치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한 어종의 생선이 발견되었습니다. 일지에 적힌 어획량과 실제 어획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두 시간 가량 냉동고 조사가 이어졌고, 여러 냉동고 중 단 한 곳만 남겨 둔 상황이었습니다. 

 

조사 결과물

지금까지 모든 냉동고의 문을 흔쾌히 열어주었던 선원들이 어쩐 일인지 마지막 한 개의 냉동고를 남겨 두고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연히 그 안에 무엇을 감추려 하는지 우리는 더 궁금해졌죠.” 릭은 말했습니다.  

마지막 냉동고 문을 열고 자루를 하나 하나 꺼내는 순간 마침내 그 배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났습니다. 그 안에 있던 것은 바로 상어 지느러미였습니다. 상어 지느러미 무게만해도 75킬로그램이 넘었고  최소 42마리 이상의 상어가 희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대만 법령과 태평양 수산업규정에 따라 선상에 보유중인 상어류 총 무게의 5%를 초과하는 양의 상어 지느러미를 보유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배에서 확인된 상어는 모두 9마리인데 일지에는 3마리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Shuen De Ching 888호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죠.  

지금까지 우리가 목격한 불법 상어 지느러미 절취 사례 가운데 살아있는 상어의 지느러미를 잘라 낸 다음 바다에 버려, 상어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속적인 상어 지느러미의 수요로 인해 연간 1억 마리 이상의 상어가 학살되고 있습니다.  

 

후속 조치

하선을 준비하면서 탐사팀은 선장에게 앞으로 진행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태평양 지역 수산 협회에 해당 선박에 대해 보고했을 때 우리는 그 어선이 조업 무허가 어선이라는 답변을 받았고 선박 국제법을 위반한 선박이라는 것을 확신 했습니다. 이후 대만 수산 당국에서는 중서부태평양참치위원회의 행정적 실수로 인해 해당 선박이 등록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대만 수산 당국과 중서부태평양참치위원회는 협력하여 선박 등록 누락과 같은 행정적 실수와 그에 대한 미흡한 대처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업 허가와는 별개로 수산당국은 그린피스가 제공한 확실한 증거를 바탕으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 어선의 일지에는 실제 어획량이 사실대로 기록되지 않았고, 불법 상어 지느러미 절취 행위에 대한 증거가 확실할 뿐만 아니라, 선장은 일부 어획물의 해상 전재 행위를 시인했습니다. 이는 태평양 지역 수산 협회에 보고 없이 이루어진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린피스는 문제 어선의 조업 중단과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위한 즉각적인 귀항 조치를 내릴 것을 대만 정부에 촉구할 것입니다.  

조만간 기소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Shuen De Ching 888호 선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의 어업활동을 개선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 선장이 무슨 이유로 우리의 승선요청을 수락했는지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린피스 탐사팀이 그토록 샅샅이 조사 할 줄 몰랐을 수도 있고, 어쩌면 승선을 허락하는 것이 덜 수상해 보일 거라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겠죠. 그 선장이 불법 어획한 해양생물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안다고 해도 다시 되살릴 수도 없습니다. 

Shuen De Ching 888호 사례는 단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태평양 참치 불법어업의 실질적인 규모는 저 먼 공해에서 조업을 하는 원양어선들에 의해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습니다.  

-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소피(Sophie)

 

추가 소식 1, 9월 11일:

대만 수산당국의 부적절한 조치에 분노를 금치 못한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는 11일 아침 수산당국 건물 앞에서 즉각적인 Shuen De Ching 888호의 어업면허 중지와 수산당국의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추가 소식 2, 9월 11일:

대만 수산당국은 해당 수역에 배치되어 있는 대만 감시선에게, Shuen De Ching 888호에 승선하여 해당 어선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가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입니다! 수산당국의 신속하고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Shuen De Ching 888호가 수산당국의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에 해상에서 다른 선박으로 상어 지느러미를 옮겨 싣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